심해
뱅글솜깅공장 (1) 앙리 10cm 본문
때는 프랑켄 막공하고 며칠 후? 인가
디스코드를 하다가 솜깅 얘기가 나옴..... 근데 문득 인형이 만들고 싶어졌다
원래 이것저것 만드는 거 좋아하고 어릴 때 인형도 몇 번 만들어 봤었어서 만들고 싶다고 생각하니 참을 수가 없었음
요새는 솜깅 만들기 키트로 팔길래 그걸로 바로 질렀다 근데 중국 제품이라 해외배송 일주일 정도 걸림ㅋㅋ
바로 설레발 치면서 인형 만드는 영상 587199472개 보고 얼굴자수 놓는 영상 192840502개 보고 인형옷 원단 사이트 들락날락 하고 옷 도안 패턴 다운받고 앙리 군복 만드려면 어떻게 개조할지 그리고 얼굴도안 그리고 난리남
안경도 미리 시켜놓음ㅋㅋㅋ
이때 크기 고민하다가 아담한 게 좋아서 10cm 만들기로 하고 10cm에 호환되는 안경을 주문했거든
근데 옷 만드는 거 찾다보니.... 10깅의 옷 난이도가 너무 높은 거임 애초에 작아서ㅠㅠ
그래서 아 지금이라도 사이즈 키울까? 했는데 이미 안경 주문함
어쩔 수 없이 하드코어로 가기로 결심



막 눈에 흰부분을 넣을지 말지 속눈썹을 그릴지 말지 겁나 고민했다
이것저것 고민해 보다가 그냥 흰자랑 속눈썹 다 안 넣기로 결정
생각보다 만들고 나면 짜부되고 눈사이 멀어지는 경우가 많길래 그림 도안 상에서는 와 눈 개커... 와 눈사이 개좁아... 이런 느낌 들 정도로 그림
하고 나니 더 좁게 했어야됨 ㅁㅊ

퇴근하고 와서 도착해있길래 신남을 참지 못하고 몸부터 만들기 시작
도안 이렇게 놓고 같이 온 열사펜으로 옮겨 그려준다
키트 구성은 대강 피부천, 머리천 3색(색깔 고를 수 있었음), 자수실 36색 세트, 자수틀, 수용막, 전사지, 솜, 일반실 일반바늘 자수바늘, 핀셋, 재단가위, 시침핀, 그 실 끼우는 거... 뭐 이렇게 있었다 알찼음
난 자수실 색 추가를 안 했더니 눈색에 어울리는 색깔이 없어서 자수실 세트를 따로 또 샀음....

큰일났어 너 자수 ㅈㄴ 해야돼 앞으로
열사펜으로 도안 따는 이유는 아래처럼 잘못 그릴 때가 생기기 때문이다

시접을 위해 5미리 정도 간격 둬야 돼서 이렇게 그리면 망한 거임
이럴 때 열사펜은 열에 날아가기 때문에 드라이기 한번 쏵~ 쐬어주면 됨

인생에 다시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은데 없애고 다시 할 수 있다니 얼마나 좋아


이렇게 그리고 시접선 여유를 두고 잘라준다
어차피 박음질 깔끔하게 하는 게 중요해서 도안이 막 정확하게 그려질 필요는 없는듯


이제 내가 실험체 접합하는 앙리뒤프레다 생각하면서 조물조물 박음질 하다보면 몸체는 생각보다 금방 만들어진다
시침핀 있는데 안 썼다는 걸 다 하고 깨달음
10깅 몸 진짜 작더라 크기보임? 내가 이딴 몸한테 옷을 만들어 입히겠다고 생각했다니
그래도해야지어떡해
이제 얼굴 자수를 해야함 얼굴 도안 그린 걸 프린트 해온다

머리천 이렇게 자르면 망한거임
근데 생각해보니 걍 틀 끼우면 됐는데... 그래도 저러면 팽팽하게 안 당겨져서 자수가 안 이쁘다
참고로 머리천 피부천 둘 다 털 방향 고려해야돼
안 그러면 머리카락이 중력을 거스를 수 있음

저 잘못 자른 부분에 뒷머리 딱 들어가길래 개이득ㅋㅋㅋ 했는데 털 방향 안 맞아서 눈물 흘리며 버렸음ㅠㅠ

괜히 유튜브 고수 영상들 따라한다고 미리 머리천을 앞머리 모양에 맞게 자르고 끼워맞추려고 했는데 이거 자리 잡는 게 너무너무 힘들었음
지금 생각하면 머리천-피부천 그냥 시접질 먼저 하고 수용막 올려서 자리 맞추면 됐는데ㅋㅋㅋㅋ

앞머리 안 맞믄 거 보임?
이러면 이제 울면서 또 뺌

겨우 위치를 맞춤

아웃라인 스티치로 쭉 앞머리를 박아준다
이때가 새벽 3시쯤.... 회식하고 들어와서 술취한 상태로 위스키 까놓고 취중자수를 했음
이게 취하면 자제력이 흐려진다고 하는데 자야할 타이밍을 놓치고 새벽4시까지 바느질만 했어.....
살다살다 “이성을 잃고 바느질을 했다” 고 말하는 날이 올 줄이야
손가락 다섯 번쯤 찔렀는데 아프지도 않았다
근데 이때 아웃라인만 따고 잤어야 하는데 새틴스티치도 했음 그게 좀 삐뚤빼뚤해ㅡㅡ

다음 날 맑은 정신으로 나머지 자수 다 했다
확실히 눈 크기가 위아래로 줄어들음
자수가 진짜 노가다. 개쩔어
자수할 때 올바른 마음가짐: 나는 지금 내면의 사탄을 물리치기 위한 고행을 하는 중이다
그리고 이쁘게 놓으려고 너무 집중하면 스트레스 받아서 좆되면 다시만들지 뭐~~ 이런 마음으로 해야함
눈에 색깔이 4개가 들어갔는데 2번째 색이 저거보다 짙은 색이었어야 하는 걸 꺼내놓은 거 잘못 집어서 눈이 전체적으로 밝아짐
ㅜㅜ
그래도 나름 잘 됐으니 괜찮아

수용막 제거해줌
첨에 오른쪽 머리천 잘못 잘랐던 거 문제 안 되겠지 했는데 나중에 얼굴 만드니까 땜빵 생기더라.. 다만들고 저기만 자수로 때워줬음
두두둥

위대한 생명창조의 역사가 시작된다

몸 접합 완
진짜 작고 쭈글쭈글함 갓 태어난 신생아마냥...
뒷머리 잘못 연결해서 몇 번 떼고 다시 박고 떼고 박고.... 하 귀도 너무 내려달았어 더 위에 달았어야 하는데

그치만 이쁘니까 만족
솜을 진짜 빵빵하게 넣으려고 이러다 터지겠다 싶을 정도로 밀어넣음
완존 땡땡해지니까 공장제 느낌 나더라 히히^^
이제 저 작은 것에게 옷을 만들어 입혀야 돼...
천 사면 1마씩 오던데 10깅 옷 만들고 남은 걸로 뭐하지 진짜
내 옷이라도 지어 입어야 될 수준
혹시 앙리 군복 10깅옷 필요한 사람 있으면 만들어줌
이제 빅터를 만들어야 해.....